
2025년 12월 31일
인생의 반환점을 돌고 나서야 비로소 깨달은 사실이 하나 있다.
나는 더 좋은 도시로 거처를 옮겨 다녔지만, 정작 내가 만나는 사람들, 몸담은 회사, 일의 내용, 그리고 나 자신의 수준(Level)은 전혀 끌어올리지 못했다는 것이다.
도시는 바꾸었으되, 내가 속한 ‘세계’는 바꾸지 못한 셈이다. 좋은 도시에 살면 나 자신도 자연스레 업그레이드될 것이라 착각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결국 나를 결정짓는 것은 나를 둘러싼 환경이 아니라, 내 안의 ‘본질(내공)’ 그 자체였다는 것을.
왜 이 명백한 사실을 이제야 깨달았을까.
돌이켜보면 나는 무언가를 시도하고 싶어도 늘 사전에 겁부터 집어먹었다. 하나의 예로, 대학생 시절 석사 과정이나 유학도 경제적인 이유를 대며 망설였지만, 사실 의지만 있었다면 장학금이라는 길도 분명 있었을 것이다.
그렇기에 내가 선택해 온 길은 언제나 눈앞에 빤히 보이는 안전한 길뿐이었고, 인생의 결정적 전기(轉機)가 찾아올 확률이 지극히 낮은 길이었다. 그런 선택을 반복했던 이유는 아마도 리스크에 대한 두려움, 그리고 딱 그 정도에 불과했던 당시 나의 안목과 그릇 탓이었으리라.
2025년이 저물어가는 지금, 주위를 둘러본다. 내 직장도, 인간관계도 10년 전과 비교해 별반 달라진 게 없다. 이런 상황에서 과연 내가 변할 수 있는 가능성이 남아있기는 한 걸까?
다가오는 2026년 새해에는, 무엇보다 내가 속한 판(Circle)을 바꾸는 시도부터 시작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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