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드디어 올해의 마지막 근무를 마쳤다. 내일부터 1월 4일까지, 꿀맛 같은 9일간의 연휴가 시작된다. 지난 1년, 각자의 자리에서 치열하게 달려온 동료들에게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박수를 보낸다.
“모두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오후에는 업무를 정리하고 회사 식구들과 납회(종무식)를 가졌다.
“당신의 ‘올해의 한자’는 무엇인가요?” 서로의 한 해를 한 글자로 정의해보는 시간. 여러 대답이 오갔지만, 내 뇌리에 가장 깊게 박힌 글자는 ‘힘줄 근(筋)’이었다. 흔히 근육을 뜻하지만, 일본에서는 사물의 이치나 논리적인 흐름(스지)을 뜻하기도 하는 단어다.

발표자는 이 글자를 흥미롭게 풀어냈다. 대나무(竹)처럼 올곧은 논리적인 구성, 우리 몸(月)을 지탱하는 핵심 근육, 그리고 그 옆에 붙은 힘(力). 비즈니스적으로 풀이하자면, ‘중심(Core)이 확고해야 비즈니스의 흐름이 유창해지고, 그 단단한 기초 위에서 비로소 힘 있는 성장이 가능하다’는 뜻이 되겠다.
그 이야기를 듣는데 문득 내 삶이 겹쳐 보였다. 재활을 하며 뼈저리게 느끼는 것이지만, 몸을 일으키는 데는 코어 근육이 필수다. 하지만 어디 몸뿐이랴. 우리 영혼에도 시련에 쉽게 허물어지지 않을 ‘마음의 코어’가 필요하다.
이 코어는 결코 순간의 다짐만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비즈니스의 성과가 하루아침에 나오지 않듯, 인생의 근육 또한 매일 반복되는 일상의 사소한 실천들이 겹겹이 쌓여 만들어지는 것이다. 중요한 건 그저 쌓는 것이 아니라, 올바른 방향으로 힘을 기르는 것이다.
나의 코어는 지금 잘 서 있는가? 앞으로 내 인생에 닥쳐올, 내가 넘어야 할 수많은 산들을 버텨낼 만큼 든든한가?
이번 연휴, 그리고 다가올 새해에는 조급해하지 않고 천천히, 그러나 확실하게 내 몸과 마음의 근육을 키워야겠다고 다짐한다. 흔들릴지언정 부러지지 않는 삶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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