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ust Yourself, Bloom Your Life

2025년 12월 25일, 조금은 특별한 크리스마스에

일본에서는 한 해를 상징하는 한자로 유독 피해가 컸던 야생곰의 ‘웅(熊)’을 뽑았다고 한다. 그 뉴스를 보며 나만의 ‘올해의 단어’는 무엇일지 조용히 되뇌어 보았다. 가장 먼저 스친 것은 ‘건강’이었지만, 이내 마음속 깊은 곳에서 다른 단어가 떠올랐다. 나는 주저 없이 **’감사’**를 택했다.

2025년, 나에게는 너무나 가혹한 해였다. 큰 병을 진단받고 시작된 힘겨운 치료 과정. 생애 가장 날카로운 고통을 마주하며 한때는 깊은 우울 속에 삶의 의지마저 놓아버린 적도 있었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가장 어두웠던 그 터널을 지나온 지금, 나는 그 어느 때보다 강렬한 삶의 욕망을 느낀다.

유난히 힘들었던 지난 11월을 버텨낼 수 있었던 건, 온전히 내 주변 사람들이 보내준 응원과 사랑 덕분이었다.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준 남편과 가족들, 변치 않는 친구들, 그리고 안전한 울타리가 되어준 회사까지… 그들이 내 곁에 존재한다는 사실만으로도 나는 무너지지 않을 수 있었다. 그래서 감사하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 감사한 존재는, 바로 ‘나 자신’이다. 육체의 고통 속에서도 무너지지 않고, 저 아득한 내면의 지평선 아래서 강인한 영혼을 끌어올려 준 나에게 깊이 감사한다. 매일 밤 병상 일기를 쓰며 스스로 마음을 다독였고, 아침마다 날아드는 친구들의 문안 인사에 애써 웃음을 지어 보였다. 퇴원 후 나의 긴 투병기를 묵묵히 들어준 친구들을 보며, 역시 슬픔은 나누면 가벼워진다는 진리를 깨달았다.

이제는 매일 아침 창문 틈으로 스며드는 햇살 한 줌이 감사하고, 그리 매섭지 않은 이 겨울의 추위조차 고맙게 느껴진다. 나를 포기하지 않고 치료해 준 병원과 의료진, 그리고 든든한 사회보장제도까지 세상 모든 것에 감사한 마음이 인다.

앞으로 가야 할 길은 여전히 멀고, 어쩌면 진정한 싸움은 지금부터 시작일지 모른다. 하지만 나는 두렵지 않다. 아프기 전보다 훨씬 더 쉽게 행복을 발견하고, 더 깊이 감사할 줄 아는 새로운 눈을 가졌기에.

이 마음을 품고 나는 앞으로도 잘 해낼 것이다. 오늘, 이 특별한 크리스마스에 살아있음이 사무치게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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